성남 일화가 신태용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 성남은 7일 오후 신태용 감독의 사표를 제출받고 구단 수뇌부 회의를 거쳐 사표를 수리했다. 2009시즌부터 성남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은 4번째 시즌을 거친 후 성남 감독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신태용 감독의 사실상의 경질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선수 시절 성남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원클럽맨이자 K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였다.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과 언론 친화 성향을 보이며 K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은 2008시즌이 끝난 후 김학범 감독(현 감원 감독)의 뒤를 이어 성남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동국과 김상식을 전북으로 트레이드한 것을 시작으로 리빌딩을 단행하면서 부임 첫 시즌인 2009시즌에 K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하며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 티켓을 따낸 2010년에는 ACL 우승을 차지하면서 감독으로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성남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과 하나로 똘똘 뭉친 선수들의 힘을 바탕으로 어려운 여정을 이겨내며 아시아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2011시즌의 경우 투자를 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리그에서는 중하위권의 성적을 보였지만 FA컵에서 수원을 상대로 2년 전 준우승을 설욕하며 우승을 차지해 2012시즌 ACL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신태용 감독은 성남에서 3시즌을 보내며 ACL과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간을 보냈다.

지난 3년간 성공 뒤덮어 버린 2012시즌

그러나 2012시즌의 실패는 신태용 감독의 지난 3시즌간의 성공을 모두 뒤덮어 버렸다. 한상운(주빌로 이와타), 요반치치(텐진 테다 임대), 윤빛가람, 김성준 등을 야심차게 영입하며 강화된 공격력을 통해 홍콩에서 열린 2012 아시아 챌린지컵을 우승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서 성남은 커다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새롭게 영입된 한상운, 요반치치, 윤빛가람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팀 조직력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장을 맡았던 사샤(움 살랄)의 중동 이적과 부상 선수들의 발생 및 주요 선수들의 인터넷과 SNS에서의 논란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깨지고 말았다.

성남은 FA컵 16강전에서 울산에 역전패를 당하고 ACL 16강전에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 패배를 당해 탈락하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태용 감독은 한상운과 요반치치를 이적시키고 윤빛가람을 2군으로 강등시킴과 동시에 서포터즈와의 간담회를 통해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했다.

그러나 피스컵 준우승과 더불어 그룹 A 진입에 실패하면서 성남의 모든 구상이 흔들리게 됐다. 결국 동기 부여를 잃은 채 맞이한 그룹 B에서 잔류에는 성공했지만 최악의 행보를 보이고 말았다. 특히 홈에서 13경기 연속 무승 행진을 보였고 광주를 상대로는 3-0으로 이기고 있는 경기를 3-4로 역전패하면서 커다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성남은 깊은 부진의 고리를 끊지 못한 채 12위로 최종 순위를 마감했다. 축구에 많은 관심을 보인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별세로 인해 구단의 행보에 변화가 오기도 했다. 결국 구단 고위층에서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에게 전원 사퇴를 종용하게 되었다.

신태용 감독은 사퇴를 종용받은 이후 7일 사표를 제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이를 구단 수뇌부가 수리하면서 성남을 떠나게 되었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성남의 상징이었던 신태용 감독은 좋지 않았던 2012시즌의 성적으로 인해 친정팀 성남과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성남은 변화를 맞고 있는 시기이다. 문선명 총재의 별세 이후 축구단의 행보와 투자 방향이 변화를 보이는 시점에서 성남을 가장 잘 알고 있고 팀의 상징이었던 신태용 감독이 물러나면서 변화의 폭이 커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난 놈' 으로 자신을 지칭했던 신태용 감독의 화려했던 감독으로서의 첫 페이지가 아쉽게 막을 내렸다. 신태용 감독은 우선 휴식을 취하면서 축구 유학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모습으로 K리그 무대에 다시 등장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성남의 전설로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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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블로그(khseo11.tistory.com)에도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신태용 감독 성남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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